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위태로운 가을의 중년

위태로운 가을의 중년
[homihomi-호미숙]

건들지 말아요.

빨갛게 익은 석류처럼
사연 모를 부품에
막연한 인연의 나무를 키웁니다

서녘 하늘 닮은
단풍잎 같은 중년이
안간힘으로 버티는데
바람마저 불고 있습니다

가을 끝,
절벽 위 낭떠러지
위태롭게 서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심을 잃어,
기우뚱대는 팽이처럼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고독한 계절에
허우적대는
중년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잡아 주세요.

-시집 속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