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비의 사랑


애초부터 나는 젖어있었다
구름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지는 날이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쏟아져 내렸다
때로는 곱게 때로는 거세게 그대를 적시며
속으로 깊이 스미고 싶었다

그러나 그대를 적실수록 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잃어만 갔고
언제나 구름이 걷히면
뽀송뽀송한 얼굴로 그대는
표정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태양이 눈 부신 날엔
아지랑이 되어 하늘로 오르며
다시 그대에게 쏟아질 날을 손꼽아 보고
또다시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그대가 그리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