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좋아하는 건
지은이 : 원성 스님
내가 그를 좋아하는 건
세상을 달관한 눈빛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저 가슴 깊이 밀려오는 넉넉한 포근함에,
나의 괴로움에 지친 육체를, 영혼을 떠맡기고 싶다.
숨소리에 가슴을 기대면
그에게서 솔 향기가 배어 난다.
그곳에 쓰러져 깊은 잠이 들어도 좋아.
가득 찬 고향의 정겨움이
온갖 망상과 교만을 잠 재우고
솔바람의 싱그러움을 뿜어내는 그는
아늑한 안도감으로 나를 인도하지.
차를 일구어 내는 손끝에서는 고요함이 깃들고
산길을 걷은 뒷모습에는 수행의 무게가 느껴지는
그에게서 밀려오는 넉넉한 포근함에
그대로 나를 떠맡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