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7일 목요일

◈ 달밤에 익는 것 ◈

왜, 꽃도 없는 무화과가남녘 땅에서만 잘 익는가 했더니그건 참 은밀히달밤에만 익는 것이었다하늘에 하나강에 하나그리곤 바다에 뜬 달빛이 이루는 화음으로그렇게 노랗게 익는 것이었다바람이야 그 사이를 오가며귓속말이나 전하는 것이어서우리 남녘 사람들도 그 비밀을 쉬이 눈치채지 못하고아침으로 그 잘 익은 무화과에그 무표정한 꽃에살짝 반하기도 하는 것이지만입술에 묻기라도 하면 오메,물 오른 가시나처럼 톡 쏘는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