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향수

손톱마디 붉게 물든
봉선화처럼
노을 빛 물오른 詩 한 구절
울궈보는 저녁

엽차 한잔으로도
원두커피를 끓일 수 있는
설레임으로
바람에 걸린 노을의 잔소릴
듣는다

아득히 저물어 가는
가을 햇살 너머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
들녘의 따사로움

퇴색한 책갈피 사이로
빛 바렌 은행잎 하나 떨어지면
그리운 이와 함께 흥건한 차 한 잔
나누어도 좋을
가을의 목소리
가을의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