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4일 목요일

개의 반박 -루쉰-

나는 꿈에서 좁은 길을 걷고 있었다.
옷이며 짐꾸러미는 갈갈이 찢기어 거지 같았다.
한 마리 개가 뒤에서 짖어댔다.
나는 흘낏 뒤돌아보고 꾸짖었다.
´조용히 해. 권세에 굽히는 개야!´
´헷헷´ 그는 웃었다. 그리고 계속했다.
´천만에요.사람나리 같지는 않아요.´
´뭐라고?´ 나는 아찔했다. 심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운 일이죠. 나는 아직 동과 은의 구별도 모릅니다.
게다가 목면과 견(絹)의 구별도 모릅니다.
게다가 관리와 백성의 구별도 모릅니다. 게다가...´
나는 도망쳤다.
´기다리세요. 더 말씀드릴 것이...´ 그는 뒤에서 큰 소리로 불러댔다.
나는 줄곧 뺑소니쳤다. 달릴 수 있는 데까지. 달리고,
가까스로 꿈에서 깨어나자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