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6일 수요일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이해인수녀님-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가을바람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달려오는가.

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 멀리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바람

처음 듣는 황홀한 음악처럼 나뭇잎을 스쳐 가다

내 작은 방 유리창을 두드리는 서늘한 눈매의 바람

여름 내내 끓어오르던 내 마음을 식히며

이제 바람은

흰옷 입고 문을 여는 내게

박하내음 가득한 언어를 풀어내려 하네.

나의 약점까지도 이해하는 오래된 친구처럼

내 어깨를 감싸안으며 더 넓어지라고 하네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더 맑게 더 크게 웃으라고 하네..



**가을.....

바다.....

나뭇잎....

박하내음.....
너무나 이쁜 단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