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이 벽발이라고
현세의 누가 말 전해주었는데
밥 한 그릇 같은 마음이
푸른 산으로 봉곳하게 솟았다
미륵에게 드린다고
깨끗이 닦아 봄볕에 내놨더니
별안간 하늘이 캄캄해지고
소낙비 큰 강물로
바리때 둑이 넘쳐흘렀다
공양 후의 물 한 모금이라고
잠시 모른 척 잊고 지냈더니
비무장의 풀씨 날아와
몸 풀고 있었다
뿌리도 없이
오동나무 한 그루 집을 이루었다
담벼락에 장미꽃 날아와 꽂혔다
허공에 온갖 과실이 날아다녔다
그 속이 궁금해
밑둥을 발로 툭 차니
와르르 쏟아지는 生의 무더기
그릇 속이 펄펄 끓는다
한 숟가락 입 속에 넣으면
앗, 뜨거라
혀 데겠다
곰팡이 쉰 목구멍에 벼락 내리친다
정신의 굵은 가지가 뚝 부러진다
삭발하고 선 벽방산에
벽발 들고
죽은 듯 다녀 온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