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 가는 가을
숲 그늘을 지나
오솔길을 접어들었다.
길섶 들국화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사루비아
눈빛에 매혹을 느낀다
여러 날 뜸한 비에 메마른 계곡
건조한 돌들만 돌돌 거리고
자박거리는 발길에
흙먼지가 날리는데
건조가 덮은 숲속
이파리 바스락거리고
먼저 올라온 햇살
바위에 걸 터 앉았다.
저만치 낙엽을 물고 나는 새
입술이 노랗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
낙엽은 가을빛을 담고 떨어져
감동이 매달린다
바라보는 가을하늘 더욱 깊어
툭 하고 건드리면
푸른 구슬을
떨어뜨릴 것만 같이 해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