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길을 나선 차가운 바람

바람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잠 못 잔 눈을 들추고 문지른다
마른 나뭇가지
흔들고 잡아 당기다가

예쁜 겨울새 노래 소리에
잠시 귀 기울이더니
후드득 날아 오른다.

산 등성이에 올라와
몸 속으로 스며들어
춥게 만드는
쌀쌀한 바람 때문에
주섬주섬 내려오는데
졸음은 걸으면서 존다.

양지쪽 벤치에 앉아
햇살을 쪼이며
졸음을 달래는데
심술 맞은 바람
또 쫓아와 훼방을 놓는다

부랴부랴 바람을 피해
내처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