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일 월요일

화합

술렁거리는 무수한 신록이 없었더라면
땅이 심심해 어쨌을까나
소슬하고 찬란한
별들이 박히지 않았더라면
바다가 외로워 어쨌을까나
땅과 바다의
몸부림이 있고 나서 비로소
땅은 아름다워지고
바다 또한 아름다워졌느니
사랑이여
너 숨이 찬 신록이 있고 너 출렁거리는 별이 있고
요컨대 괴로움이 있고 나서
이승에 아름다움을 보태게 되는가
-박재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