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이젠 나도

이젠나도

정우철

잿빛 냄새가 나는 이곳엔
사람은 많지만 다 거짓이다
그저 어떤 남자,
그저 어떤 여자
다 잿빛이다.

잿빛의 이 암울한 곳은
뭐든지 2개 밖에 없다.
그저 남보다 잘하는 것,
그저 어느 누구보다 잘하는 것다
잿빛이다.

어릴적, 환상을 꿈꾸며 살았다.

꿈,

이상,

행복.

그런 환상을 드디어 보았다.
환상은 잿빛 숲속에 있었다.

어른들은 잿빛 숲속에서
잿빛 환상을 보며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아름답다고 찬양하고 있었다.

내겐 저 잿빛 환상은
때에 찌들고 더러워진
어른들의 꿈이었다
내 꿈은 아니었다.

이젠 느껴진다.
나 역시 똑같아 진다.
잿빛 환상을 보고 감동받고 있다.
아름답다고 찬양하고 있다.
나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