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콩밭에서

두둑도 만들어주지 않은
밋밋한 평지에
서너 알씩 내려놓던 손길
편치는 않았느니.
몰라보게 자라나는 네 곁에
깔짝깔짝
고랑 사이를 벌벌 긴다.
내 모를 적
산 같은 두둑에 심었었지
붕 떠 자라난 뿌리
실바람이 건드려도
태산 같은 흙 달라며 쓰러지더라.
앉은키를 훌쩍 넘긴 늠름함이여
홀로 설 수 있어도, 북은 사양하지 말아라
무지한 비바람 닥치면
의지가 되느니
늦잠 잔 호미가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