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일 목요일

술잔을 들며

술잔을 들며

-------최옥---
비틀거림이 없는 삶이
어찌 나의 삶이
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부딪히는
술잔이 행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듯

안개가 없는 삶이
어찌 나의 삶이
될 수 있겠는가

어제는 내가
그의 절실한
그리움이었다가
오늘은 나, 그가
밀어내고 갈
낡은 풍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렇게도
아름다왔던 가을이
한순간에 차디 찬
겨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해 두는 것
남몰래 조금씩
견디는 연습을 해
두는 것 그래서
가슴 어디쯤
이별의 아픔을 위한
자리하나쯤
마련해 두는 것이

삶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