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5일 수요일

모래성 - 서동균


모래성 / 서동균

물섶까지 밀려난
뱃고동의 영상이
허물어지는 파도의 꿈처럼
하얀 물거품으로 밀려들고

반나절 쌓아 올린 모래성은
숨막히는 몸부림으로
무너져 내린다

하늘 향해 올려졌던 나의 깃발

북극성 너머 빛나는
무색의 별을 찾아
망루에 올라 소리지르던 목소리

다시 밀려드는
어둠에 퇴색된 그림자를
앞에 두고
잔주름 마디진 손바닥에
한 움큼의 모래를 쥐어본다
시집 <신림동에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