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다
쓰러지고 있다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만 있다
살아야 몇년을 산다고
가져서 얼마나 더 할거라고
날을 지샌다
오늘
우리가 선 자리는,
승강장일 뿐
임차 일상일 뿐
손놓은 방관자일 뿐
저들이 또
장삼 이사의 목줄을 잡고
흥정을 할 때
나는 비겁하게
등돌리고 앉았다
언제나 통탄하는 그 순간,
그들은 유치하고 당당하고
가당치도 않지만
점령하고 있었다
자리다툼에서 이긴 자
바늘구멍을 통과한 자
나태와 무관심으로 버림받은 자
무지몽매하고 착취당하는 자
모두가 한 통속
부진한 연극은 끝이 없고
되풀이되는 저열한 윤회,
시지프스의 세상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