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수요일

바다는 내게 말한다.

바다는 내게 말한다. (윤동현)

바다는 내게 말한다
영겁의 세월 동안 쉼없이
하늘로 더 가까이 오르려 했지만
결코 오를 수 없었다고
좌절의 슬픔과 긴 기다림
몸을 시퍼렇게 물들이고
비릿한 고통의 눈물만 가지게 했다고
바다는 말했다.
자신은 잘 몰랐었다고
소망이 높아지고 커질수록
더 많이 좌절하고 아파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바다는 내게 다시 말한다.
모두가 찾으려는 처음이 끝일 수도 있다.
고통이 없다면 기쁨이 없는 것처럼
높은 소망이 없이는 성공이란 것도 없다.
그래서 실패할 것을 알지만
몇 번이고 계속해서
몸을 던져 하늘로 다가서는 것이라고
높이 오르는 만큼 많이 떨어지는
고통과 두려움은 산 자에겐 필요 없는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있는
죽은 자의 것 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