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슬퍼할 권리 -노혜경-

슬퍼할 권리를 되찾고 싶어.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 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 울 권리,
핑핑 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지나친 욕심일까
그러나 울어 보지 못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아니야 울고 싶은 마음조차 먹지 못하고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을 마련하여
눈물나는 영화를 보러 가서는
남의 슬픔을 빙자하여
실컷실컷 울고 오는 추석날의 기쁨.
고작 남의 울음에 위탁한 울음.

하도 오래 살았더니 울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그러니 누가 나를 좀 안아 다오.
그 가슴을 가리개 삼아
남의 눈물을 숨기고 죽은 듯이

울어 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