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6일 일요일

겨울강

살얼음 핀 저녁 강에 나서면
까치발로 딛고선 그리움이
물살보다 빠르게 달려온다.

어릴 적 잃어버린 누이의 웃음
외조부 지엄 같은 불호령이 숲을 둘러치고
뜨겁게 피를 쏟아 놓으며
붉게 흐르는 강

강이 흐르고 있다.

부서진 그리움의 결을 따라
어머니 순결한 처녀막을 터트리고
나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