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6일 일요일

감기

그러나
어수선한 세상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추운 곳이었다
허허로운 身熱은 이미 오래 전에
끈질긴 절망을 눈치챘지만

몰아쉬는 숨결은 오늘도
종내 잡을 수 없는 꿈을 만들었다
꿈없는 삶의 증거인 듯이
단내 풍기며

최후까지 지탱하고픈
앙상한 의지는 언제부터인가
자꾸만 슬픔의 약이 되려하고
´하루에 3번 식후 복용하세요´라는
건조한 무표정의 말에 말없이
고개 끄덕인 알몸의 체념은
서서히 오한이 된다

하지만
희망은 여전히 따뜻한 혈관 안에서
저 홀로 은밀한 內通을 즐기고

사랑마저 침묵으로 말해야하는
시린 마음 한 모서리에
남루한 영혼의 근심만이
지루하게 서성이는데
콜록,
고독한 심장이 기침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