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시장에서 사 온 갈치를
저녁 상 위에 올려 놓았다
자르르 기름이 흐르며 노릿 노릿
잘 구워진 갈치를 본 딸 아이
얼마나 맛있게 먹어대던지
잔 가시를 발려내고 살 주기 바쁘다
어느 새 녀석이 그 것으로 후딱
밥 한 그릇 비우고 나앉은 사이
그제서야 난, 식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접시에 어지러이 놓여진 가시를
바라 본 순간,갈치는 뼈가
맛있는 거라며 살코기는 내게 주시고
성치 못한 치아로 그 것을 힘겹게
씹어드시던 어릴 적 나의 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