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0일 일요일

한낮의 휴식시간

선풍기를 미풍으로 틀고
미루나무 그늘 대자리에 누워
온몸을 있는 대로 늘어뜨린다.

아! 이 시원함
맛나다.

앞 512동에서
누군가가 은밀히 보든 말든
옆집 1401호에서
맴맴 맴 시끄럽게 노래하든 말든
정신이 몽롱해지고
눈이 스르르 감기는 것을 누가 말릴까?

두개골 속의 신경 세포도
한낮에 휴식시간을 가져야 하는 거야
육중한 몸을 이고 다니는 발도
가끔은 먼 산을 바라봐야 하는 거야

그렇게, 그렇게 눈은 감기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미끌미끌 미끄러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