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4일 목요일

견딜수 없는 계절 -김재란-

누군가 부르고 싶었을때
급류로 다가온 사람
가을 깊은 계곡
어느 용소(龍沼)에서
가을꽃 한 송이로
그대의 물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단풍잎보다
뜨겁게 타오르는 가슴을 두고
왠지 마냥
눈물이 흐르는 것은
무엇을 예감함일까요

이 알 수 없는 골짜기에서
그대의 심연으로
가라앉을 수 없음을 알아버린
견딜 수 없는 계절

자꾸만 흩어져 내리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낙엽은
이별을 재촉합니다

진정, 사랑하고픈 계절
그대의 손길은
잡을 수 없는 바람 이여서
흐를 수밖에 없는 물살 이여서

나 또한 당신의
가을꽃 일 수밖에 없어

이 깊은 가을밤
견딜 수 없는 조락(凋落)의 시간을
온통 뜬눈으로 지새우는
잊혀지지 않을 서글픈 날들입니다

견딜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