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6일 금요일

무서운 시간 [윤동주]


무서운 시간

거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프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