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9일 목요일

하여간

山 만한 어미의 뱃속을 떨어져 나왔을 때 방안의 여자들은 호들갑을 떨었다고
했다. 내가 고추를 달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삼경의 밖에서 부는 바람도 웃으며 지나갔겠지만, 불편한 몸으로 층마루에
앉았다가 기침하며 돌아서는 사내는 그 날, 날밤을 새우며 육백을 치다가
옷가지를 다 뺐겼다는데, 한 사나흘은 동네술을 사며, 술에 절었다고 했다.

그런데
울면서 테어난 나는, 많이 울면서 살았고, 지금도 울고있다. 누가, 세상은 우는
곳이라 했다. 몰라서 그렇지, 눈물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고 일러줬다, 그래서
짜다고 했다.

울다가, 내 아이도 울다가 눈물을 흘려놓고 갈 것이다. 세상을 바다로 만들어
놓고 갈 것이다. 다만, 나는 먼저 웃으며 눈을 감을 것이고, 식구 딸린 내 아이는
울고 있을 것이다. 그 식구들은 영문도 모르고 따라 울 것이다. 모르지만,
며칠은 눈물이 바다를 이룰 것이다.

하여간, 그 때 나는 참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