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9일 목요일

등(背)을 보는 눈

늘 눈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산이었는데
그리 높지는 않고
눈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곡선처럼 부드러워, 눈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능선 아래에서 북쪽으로 보면
별처럼 쏘는,
바람을 재운, 사열 중인 도시의 光氣가
눈에 더 부셨다.

아직은 12월의 햇살이 따스한가.

하루종일 등짝을 내놓고 있으면서
녹다 얼어붙은
잔설까지 쿡쿡 찔러대는 통에
그냥 바람이 지나가도 등덜미가 아팠는지
눈이 시렸다.

뿌리 힘 실한,
솔새의 척추들이 한꺼번에 부러지는
마른 소리가 있은 뒤,

긴 겨울 내내
햇살 한 줌 공양없이 저무는 산.
눈 앞의 냉랭한
가난 때문으로 지금은, 눈 속까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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